BLOG ARTICLE 댄브라운 | 2 ARTICLE FOUND

  1. 2009.09.22 영상화가 기대되는 작품
  2. 2009.09.15 로마의 비밀

신의 달력 1신의 달력 1 - 10점
장용민 지음/시공사

 장용민씨의 전작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책으로도, 영화로도 분명 봤는데 시간이 독인지 이제와서는 자세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부분부분의 장면만이 뇌리에 남았을 뿐이지만 그 상상력은 정말이지 높이 사줄만했다. 전작에서 흡사 한국판 '인디아나존스'를 떠올릴만한 팩션 스릴러로 그가 이름을 알렸다면 이번에도 무대만 다를 뿐이지 비슷한 장르의 작품으로 다시 그가 돌아왔다.

 일단 신의 달력을 처음 읽으면서 느낀 것은 소설에서 느껴지는 영상미가 뛰어나다는점. 작가가 다매체화-특히 영상화를 노리고 썼다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는데 챕터별 구성이 마치 하나의 씬(scene)을 보는것과 같이 적절한 완급조절이 되어있다. 하나하나의 묘사 또한 굉장히 뛰어나서 지리적인 자료조사를 상세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프린스턴의 고등연구소나 프라하의 뒷골목에 대한 묘사같은 부분이 인상깊었다. (영상화가 기대된다는 의미)

 솔직히 말하면 세번째 챕터부터 지나가는 단어로 일본 라멘집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한다는 언급이 나오는걸 보고 무슨 헐리웃 영화에 조연으로 동양인을 꼭 등장시켜야겠다는 일종의 강박과 같은것을 느끼기도 했다.

 하여튼 꼭 영상물 제작을 위한것 뿐만이 아니라도 해외수출용으로 제작됐다는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인이, 한국인이 아닌 주인공들을 가지고 이처럼 쓰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굉장히 그들의 정서에 맞는 대사처리, 심리묘사가 정말 잘 번역된 외국소설을 읽고있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판에서는 느낄수 없는, 국내 '작가'의 매끄러운 대사 전달력이 읽는데 어색하지 않게 소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나 내용전개에 있어서 '팩션'으로서 필요한 적절한 역사적 지식과 그것을 깨는 발상의 전환, 점차 스릴러형식으로 진행되며 점증되어 전개되는 구조는 정말 순식간에 작품을 읽게 한다.

 그러나 역시나 아쉬운것이 있다면, 이 작품 이전에 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가 있었다는 점이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남 주인공, 조력자 여 주인공, 게다가 예수와 관련된 클리셰는 솔직히 말해서 좀 진부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주인공이 사건에 끼어들게 만드는 당위성을 부여하느라 그의 과거(딸의죽음)를 야심차게 설정하고, 기호학자 보다야 전직 역사학자-현직 탐정이라는 직업이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는 보다 설득력이 있긴 했지만 작품 내내 '이거 어디서 본듯하다' 는 느낌을 지워 버릴 수는 없었다. 작가가 자세한 역사적 배경의 설명을 하기위해 주인공의 입을 빌려 구구절절 떠드는 것도 그렇고.

 작가가 댄 브라운의 소설을 의식안할 수는 없었을것이다. 어지간히 화제가 됐어야지. 분명 차별화를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을것 같은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된것같다. 소재가 비슷하다는 점 보다도, 인물 설정이나 사건의 전개과정(특히 '스트라호프 도서관'씬은 천사와 악마의 '바티칸 도서관'씬이 자꾸 오버랩됐다)이 비슷한게 자꾸 눈에 밟혔다. (게다가 그놈의 교황청과 이단집단은 여기저기 등장하시느라 여간 한가한게 아닌것같다)

 그래도 역시 소설의 흐름이나 이야기의 몰입도 면에서는 이 책이 괜찮은 수준이라고 이야기하고싶다. 장르소설계의 거의 절대적인 명제중 하나인 '재미'면에서는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으니. 자꾸 댄 브라운과 비교해서 미안할 정도긴한데, 그의 작품보다 덜 지루하고 훨씬더 읽기 쉬우며 소름끼치게 신난다는 점은 칭찬하기에 충분하다.
http://senillia.tistory.com2009-09-22T07:48:2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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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비밀

리뷰/영화 2009. 9. 15. 19:42
천사와 악마천사와 악마 - 10점
론 하워드
다빈치 코드를 역사추리로 선전하는 출판사에 기함을 토했던게 얼마전 같은데 이번 영화 개봉일에 가까워오면서는 스릴러물로 선전을 전환하더라. 다행이다. 랭던 교수 시리즈는 어딜봐도 스릴러다. 너무나도 이성적으로 현대 지식인을 대표하고 있는 랭던 교수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독자의 분신같은 존재다. 다소 위험한 수위로 가톨릭을 파헤치고 있지만, 불쾌하더라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단 어디까지나 그가 이상적인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우린 잊지 말아야 한다.

 댄 브라운이 종종 자신의 소재로 사용하는 기호와 상징, 종교와 종교사는 나도 매우 좋아하는 분야라, 다소 어설픈(...죄송하다 팬이 계시다면) 스릴러에도 반정도는 커버하고 그의 작품을 보게 만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천사와 악마'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를 봐서 이번엔 원작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할수는 없다. 시간만 닿으면 최대한 빨리 읽어보려고 마음먹고 있다.

 영화만 한정해서 얘기하면, 확실히- 전작인(그러나 시기상으로는 천사와악마가 먼저다) 다빈치 코드보다는 덜 신성모독적이고, 감독의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심지어 기독교적인 메세지도 담겨져있다. 킹덤오브헤븐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다.(죄송해요 킹덤오브헤븐이랑 비교해서. 그냥 보면서 그게 생각났어요 개인적으로) 장소도 로마-바티칸에 한정되어있어 이나라 저나라를 왔다갔다 하던 다빈치코드에 비하면 스케일도 작다. '성배'에 대한 역사와 검증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던 다빈치 코드에 비하면 학술적인 내용보다는 좀더 스릴러에 치중했다. 한마디로 단순하다. 복잡하지도 않고. 적당히 재밌다. 어디까지가 로케고 어디까지가 CG인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은 없지만, 성 베드로 성당을 비롯해서 광장, 시스티나, 로마 시내 곳곳의 교회관련 명물(...명물이란 표현이 다소 조야하지만)들을 꼼꼼히 비춰주고 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한낱 기호학자(기호학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에코님 사죄할께요)의 추리대로 범인이 움직이는 것도 그렇지만, 우연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의 흐름들은 둘째치고, 그냥 다시한번 로마-바티칸 투어를 한다는 느낌으로 영화를 봤다. 눈이 매우 즐겁더라. 바티칸 도서실이랑 콘클라베 하는것도 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회관련 상징이나 고대-중세 원소사상등에 관심이 있으신분들은 재밌게 볼 수 있을거다. 아니면 로마 여행경험이 있거나. 다소 어설픈 트릭들은 살짝 눈감아 주기로 하자.
http://senillia.tistory.com2009-09-15T10:42:02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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