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섄 12대런 섄 12 - 10점
대런 섄 지음, 안종설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이 작품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호러도 아니고 괴기 소설도 아닌것이 ... 뭐 굳이 크게 분류하자면 판타지로 넣어야 할 것이다. 책 뒷표지의 설명에 의하면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롤링도 크게 격찬했다고 하는데, 글쎄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나 역시 이 책의 흡입력이 뛰어나다는 것에 흔쾌히 한표를 던지고 싶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글이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막힘없이 술술 서술해나가는 1인칭 시점은, 독자를 잠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진짜 겪은 일처럼 사건을 담담하게 서술해 나가는 문체가 짜릿하면서도 오싹함을 준다. 또 작가의 독특한 설정과 상황묘사- 특히 격투씬 - 도 훌륭하다. 좀 과하게 표현한다면 '작가의 손 가는대로 대충 짜 넣은 스토리'같지만 사실은 치밀한 반전이 숨겨져있다. 특히 중반 이후에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독자를 조금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권의 마지막부분은 정말 환상적이다. (솔직히 마지막 12권이 아니었으면 그 전에 아무리 재미있었어도 리뷰까지 쓰지는 않았을것이다)

  대런 섄 시리즈의 주인공인 대런 섄은 어떤 이유로 반 뱀파이어가 되어 그에게 주어진 운명에 맞서 그와 그의 종족의 생존이 걸린 싸움을 하게 된다. 뱀파이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고전적 이미지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무척 현실적이며 또한 입체적이다. 많은 인물이 죽지만 그것은 호러가 아니라 삶에 대한 투쟁의 과정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점은 '예언자'들의 등장이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기도 하고 미래를 내다보기도 하지만 완벽하게 타인의 운명에 간섭할 수는 없으며 미래를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의 힘은 크며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대런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운명'을 뛰어넘고야 만다.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이 책도 어디까지나 성장소설이다. 대런 섄이라는 주인공과 함께 신비로우면서도 고통스러운, 흥미진진하면서도 가슴아픈 모험을 하면서 나의 마음도 조금은 자랐을까. 해리포터 이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가 술술 쏟아져 나오는 유럽의, 조금은 무거운 그러나 독특한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서슴없이 이 책을 권해드리겠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라서 중요한 언급은 피하고 간략하게 책 소개를 하는 차원에서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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