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계속되었으면 하는 금쥐 은쥐 흑쥐 그리고 괴수 부부와 스페셜리스트들의 이야기. 이젠 그만해..! 이 먼치킨들아! 라고 외치지만 끊임없이 다음화를 갈구하는 독자들을 위해 카야타 월드는 계속된다.! 근데 NT에서 요즘 사정이 안좋은건지 드디어 7000원이 되었다. 애초의 기획의도와는 점점 멀어지고있지만... 이젠 라노베마저 이 가격에 봐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하여튼 저번편에 리 일행이 나왔다면 이번 편은 철저히 괴수 부부... 그것도 빨간 괴수가 중심이 되는 편이다. 오랜만에 전적으로 스칼렛 위저드를 보는 느낌이라 신선하고 또 즐거웠다.
일본 순정만화계에서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있는 작품이 '너에게 닿기를' 이라면, 일본에서 2007년에 완결된 '골든데이즈'는 바로 전의 선배격쯤 되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순정이라는 장르는, 남녀간의 연애를 주로 대상으로 하고있긴 하지만, 대상을 떠나 일단 '두근두근'과 '애절함' 이 두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에게 닿기를' 의 경우는 최근에는 의외로 드문 '정통파 순정'이라는 느낌이 확 나는 작품으로, 학원물이면서 동시에 고교생의 순수한 (정말 순수하다! 거의 치유계임) 사랑을 다루고 있다. 반면 이 '골든데이즈' 의 경우는, 주제를 딱히 하나로 정하기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가슴 따듯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병에 걸린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원으로 20c초로 타임슬립하게 되는 미츠야. 그곳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가족들과 지내는 아름다운 나날들, 그리고 할아버지가 구해달라고 했던 진과의 우정... 이런 저런 사건들이 생기는 가운데 드디어 최종권 8권에서는 미츠야가 '진'을 구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기본적으로 '예정된 이별' 이란 안타까운 소재다. 특히나 그 만남이 아름다운 경우에는 더더욱. 타카오 시게루의 '골든 데이즈'는 섬세한 그림과 아름다운 대사 및 감정표현으로 독자의 가슴을 짠하게 울린다. 남녀간의 애정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우정. 이를 단순한 '욕망'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아깝다. 미츠야와 진의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관계가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번권에서는 마지막인 만큼, 그들의 이별이 안타깝게 그려지고 있다. 마치 내일도 다시 만날것처럼, 그러나 다시만날 수 없는 이별을 하는 미츠야와 진.
골든데이즈가 완결이 나고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원래 남자와 여자간 사랑으로 할까도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이 되면 순정만화에서는 '사랑'을 쫓아 과거에 남는 편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그래서 미래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남자로 설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조금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그렇기 때문에 비로소 이야기의 완성도가 더 높아진것이 아닐까.
마지막권의 반전으로는 요시미츠가 미츠야의 친 할아버지가 아니었던것.. 정도를 들 수 있으려나. 사실 미츠야에게는 유리코가 친 증조 할머니였던 것이었을테니 묘한기분이었을것이다. 그리고 요시미츠가 츠유코와 결혼한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약간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골든데이즈에서 다루고 있는 '모성' 이라는것도 한가지 생각해볼 중요한 문제인것같다. 미츠야의 '엄마', 진과 아이코의 '어머니', 세츠를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모성이 작품내에는 존재한다. 그 형태는 각각 다르지만, 특히 미츠야와 진은 둘다 어머니와 문제를 갖고있지만, 결국 그것이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또다른 메시지 하나를 은근히 남기고 있다.
미츠야가 돌아가고, 과거가 변하면서, 요시미츠와 진의 관계는 분명 달라졌을것이다. 미츠야가 나타나기 전의 진과 요시미츠의 관계는 위태위태한 관계로 거의 깨질뻔한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그러나 미츠야의 존재로 인해 그 둘의 관계는 전처럼 가까워지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깨지지 않고 안정적인 관계로 접어들 수 있었을것이라 믿는다. 그 후의 이야기에서도 보듯, (또 작가의 1/4space에도 있지만) 진이 이탈리아로 이주하고나서는 요시미츠와 진이 두번이상은 만나지 않았을것이라 하니, 그것또한 나름의 안타까운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만큼 그들이 성장했다는 증거일것)
정말 아름답고 가슴따듯한 이야기였지만, 역시 한국인으로서 한가지 신경쓰이는점은,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진이 이탈리아군으로 참전한것으로 보인다는 것. (이탈리아군이 맞는지는 정확한것이 아님. 다만 정황상 추정할뿐)
역사적으로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군은 영국군에게 크게 패하고 마는데, 진은 혹시 그때 죽은것일까. 인간대 인간으로야 이해할 수 있지만, 식민지의 역사를 갖고있는 국가의 한사람으로서 역시 2차대전당시 일본, 독일, 이탈리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문화적 차이가 갖는 한계점이다. 하지만 이역시 캐릭터의 입장에서 그 당시 상황과 진의 대사로 미뤄볼때, 그에게 있어서는 전쟁의 명분보다는 앞으로 '미츠야'가 있을 세계를 지키려고 했다는것. 그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다. 그 대사를 미츠야가 들을 수 없었던것이 아쉬울뿐...
그렇지만, 역사는 돌고 새로운 만남역시 존재한다. 미츠야가 보냈던 아름다운 날들은 영원히 많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남을것이다. 타카오 시게루의 다음작품이 기다려지는 좋은 작품이었다.
전에 어떤곳에서 스즈키 리카님의 새벽의 천사들 그림이 싫다고 한 글을 본적이 있다. 정확히 어디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뭐 오키 마미야님의 '리'를 보다가 새벽의 천사들의 '리'를 보면 적응이 안될만도 하다. 그렇지만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는것도 신선하고 해서 난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뭐랄까 오키님의 그림은 조금 화려해서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 버린달까. 이렇게 다른 그림을 보면 조금 케릭터가 다르게 느껴져서 미처 생각지 못한 이미지들이 나타나 즐겁다.
1권이 대략적인 내용설명이었다면 2권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특히 '셰라'가 좀더 중점적으로 , 아예 거의 '셰라'의 이야기라고 해도 상관없을듯. 그래서인지 델피니아적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정말 누군가 델피니아를 보지 않고 새벽의 천사들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무슨말인지 도통 알아볼 수 없는 내용들이 곳곳에 있다. 팬의 입장에선 그렇게라도 나와주는게 너무 고맙지만. 스칼렛 위저드와 델피니아 전기를 하나로! (무슨 캐치 프레이즈 같다) 즐길수 있어서 거의 400페이지가까이 되는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기만 할 따름이었다. 새로운곳에 적응하려는 꼬마 4인방이 너무 귀여워서 보는내내 너무 행복했달까. 또 리의 아버지로 거의 회상으로만 나오던 아말록이 좀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는것도 인상적이었다. 델피니아에서는 맛보기로만 보여줬던 리와 루의 과거이야기도 꽤 많이 나오고... 그래, 역시 이건 델피니아 외전이야.
이렇게 사랑스러운 먼치킨이 또 어느 소설에 있을까. 이건 아무래도 작가의 필력이대단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솜씨다. 차라리 루는 조금 부담스러울 지라도 리는 전혀! 아무래도 그나마 보통 인간이어서 그런걸까. (그렇게 따지면 보통 인간인데 그걸 다 해낼수있는 리가 더 무섭지만) 거의 한권에 하나씩 커다란 에피소드가 터져주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권이 델피니아 중심이었다면 다음권에는 스칼렛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것 같다. 젬과 해적의 부활이라니 말다했지 뭐.
완전판마저 중간에 발매가 중단되어서 참 아쉬운 작품중에 하나다. 솔직히 조금 오래된 작품이라서 내가 언제 이 작품을 읽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아직 고등학생이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생각해보면 그들의 고등학교 생활에 '공감'을 한다기 보다는 약간의 '동경' 이 있었지 않나 싶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시보는 '굿모닝 티처'는 참 따뜻한 작품이었다. 뭔가 화끈한것도, 개그물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일출고 학생들의 고등학교 3년을 그려낸 작품일 뿐인데 그 어떤 한국 '학원만화'보다도 감동이 있다고나할까. 솔직히 이런 '정통 학원물'은 특이한 인물들이 재미난 사건과 가슴훈훈한(?)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법인데 - 개인적으로 일본만화 '프리티보이'같은 - 이 작품은 말그대로 '평범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창시절'을 너무나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가장 평범한것이 와닿는 것일까, 우리가 한번쯤 해봤을만한 고민을 여러가지 캐릭터를 통해 나타내려는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솔직히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읽다보면 '너무나 도덕적인' 이야기들도 곳곳에 있지만, 그래도 '정경희 선생님'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의 메세지가 충분히 전해져온다.
너무나 꽉막힌 입시속에서 살면서 자기가 하고싶은것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사는 아이들이지만, 그 힘든 3년의 과정이 단순히 '지옥'이 아닌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라는것을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어렸을때는 이책을 무슨 맛(?)에 보았나 싶더라. 지금와서 보니 캐릭터 하나하나가 학창시절, 반에 실제로 있을법한 유형을 담고있는것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특히 주인공은 영민이지만, 그의 시각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것이 아니라 여러 아이들의 입장에서 사건이 전개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다른캐릭터들이 주인공에 대해 이런 저런 평가를 하는것들이 상당히 와닿았다. 학창시절의 나야 뭐 내가 주인공인 인생을 살았었고ㅡ 당연히 내 입장에서 이런 저런 사건을 느끼곤 했었는데, 다른사람들의 눈에 학창시절의 내가 어떻게 비쳤을지 상상해 보는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다른사람의 눈에 나는 어떤 아이였을까. 어리버리한듯 보이지만 속이 깊은 영민이? 아니면 자기 앞가림 잘하는 지현이? 그것도 아니면 적당히 사는듯하게 보이지만 착착 야무진 주현이? 글쎄- 또는 성현이나 현호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고.. 음.. 역시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중에 또 하나는 '정경희 선생님'의 이상주의 때문이었다. 작가 나름의 이상을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극적인 것이 아니라 적당히 역경도 있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을 받으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어서 무척 현실적이라고 생각되었다. '정경희 선생님'이 자신의 방식에 대해 연구도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간적으로 보였달까.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이 그로 인한 영향을 받아 조금씩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기도 했고.
이 작품의 마지막은 단순히 '고등학교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학 진학과 그 과정에서 겪는 방황도 조금 이야기 하고 있는데, 대학생이 된 지금 읽다보니 그것 또한 다른 의미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더라. 역시 세월이 지나도 그 나이대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다 똑같은것 같다. 작품 자체는 끝난지 오래인데, 아직까지도 이 작품에 영향을 받는 나를 보니 쓴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