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의정서 1마키아벨리 의정서 1 - 10점
앨런 폴섬 지음, 하현길 옮김/시공사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가 사실은 완벽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일종의 메뉴얼-의정서를 만들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앨런 폴섬의 '마키아벨리 의정서'는, 그 의정서를 바탕으로 한 모종의 비밀결사가 현대에도 여전히 세계 정세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음모론 가득한 팩션 스릴러다.

 친구의 죽음으로 음모 한가운데 말려드는 전직 형사인 마틴 (전형적인 스릴러 주인공 1)과 의문의 조력자(?) 여인 데미(전형적인 스릴러 주인공 2) 그리고 조금은 이 소설을 재밌게 만들어주는데 일조하는 굉장한 먼치킨인 미 대통령 해리스가 소설의 주인공으로, 소설의 전반부는 마틴과 해리스가 비슷한 시각, 서로 다른 공간에서 점점 음모의 한가운데로 빠져드는 부분을 담고있다.

 솔직히 말해서 굳이 '마키아벨리' 운운할 필요가 있나 싶을정도로 (군주론을 썼을 뿐인 마키아벨리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저자는 군주론을 읽긴했을까?) 팩션이란 수식어를 붙여주긴 아까운, 거의 그냥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다.

 단 스릴러의 공식에 충실하면서 '다음'이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만은 인정할 만 하다. 다소 케릭터들이 평면적이고 또 먼치킨적인 면이 없지않아 있으나 작가가 짜놓은 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진도가 다 나가있다. 날짜및 시간-분단위로 나뉘어진 챕터 또한 긴박감을 더하고 있으며 미-서유럽전역을 배경으로 하면서 군데군데 장면묘사도 나쁘지 않은 편으로 개인적으로 스릴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시각'적인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스릴러는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앨런 폴섬 역시 '마키아벨리 의정서'로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쉽게 글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너무도 헐리우드적인(그렇다 헐리우드!) 설정과 쉽게 흘러가는 흐름에 좀 웃기도 했는데 중간부터 이게 작가의 내공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집중하면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다른 유명한 대표작들도 기회가 닿는대로 읽을 예정이다.
http://senillia.tistory.com2009-12-11T03:10:56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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